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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작가 우종영 소개 및 줄거리

by 맛 멋 미 202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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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우종영 소개

 

  작가 우종영은 "내가 정말 배워야 할 모든 것은 나무에게서 배웠다"라고 말하는 현장에서만 30년 경력의 나무 의사이다. 어려서 천문학자를 꿈꿨지만 색약 판정을 받고 다니던 고등학교도 그만둔 채 정처 없이 방황했다. 그런 그를 붙잡아 준 것이 나무였다. 우연한 기회에 도제로 들어간 원예 농장에서 직감적으로 나무 키우는 일이라면 평생토록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한다. 특히 농장에서 함께 일했던 노인의 가르침은 평생의 신념이 되었다. 노인은 그에게 '나무를 옮길 때는 나무가 이사하는지 모르게 해라', '나무를 자를 때는 나무에게 먼저 물어봐라' 등 나무를 다룰 때는 언제나 나무 입장에서 먼저 바라보라고 가르침을 받았다. 군대 제대 후 중동에서 2년간 일해서 벌어 온 돈으로 원예 농사를 했지만 3년 만에 쫄딱 망해버렸다. 아내와 딸아이를 데리고 사글셋방을 전전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그때 나무가 그를 붙들어 주었다. 산꼭대기 바위틈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생명을 이어 가는 소나무를 바라보며 '나도 이 나무처럼 살아야겠다'라고 결심한다. 그때부터 나무 병원 '푸른 공간'을 설립해 30년째 아픈 나무를 돌봐 오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도심의 아픈 나무부터 몇 백 년을 인간과 함께했지만 병충해와 자연재해로 상태가 나빠진 천연기념물 고목까지, 저자의 손을 거쳐 되살아난 나무만 해도 수천 그루다. 어떻게 돌보는 나무마다 그렇게 잘 살려 내느냐는 사람들에게 그는, 나무를 살리는 일은 위태롭던 그의 삶을 붙들어 준 나무에 대한 보은이자 과거의 자신이 그랬듯 시련 앞에 고통받는 생명을 보살피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그에게는 나무를 보살피는 일이 곧 자신을 보살피는 일인 셈이다. 그는 인생 후반부에 이르러 나무 치료 일을 조금씩 후배들에게 넘기고, 대신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정성껏 보살핀다 한들 나무를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미래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저자는 숲해설가협회 전임강사로 활동하며 숲 해설가 및 일반인을 상대로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게으른 산행 1, 2', '풀코스 나무 여행',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 '바림' 등 모두 11권의 책을 편찬하였다. 그는 세상 그 무엇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존재 자체로 작은 평안을 가져다주며 척박한 환경에서도 단단하게 뿌리를 내려 지금 이 순간을 최대치로 살아 내는 나무가 주는 힘을 믿는다. 인생의 어려운 질문에 부딪칠 때마다 나무에게서 해답을 얻었다는 그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인 나무의 깊은 지혜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줄거리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에게서 배운 내용을 말하고 있다. 어느 날엔가 한 할아버지로부터 집 앞에 있는 모과나무 상태가 안 좋다는 전화연락을 받고 며칠 지난 후 방문하였다. 할아버지를 보는 순간 나무상태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셨는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셨던 것이다. 불쑥  시각장애인이시냐고 질문하면 실례가 될 것 같아 모과나무 상태를 먼저 확인하였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그대로였다. 잠깐동안 나무에 대한 여러 대화를 하게 되었고 살릴 수 있느냐는 물음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치료하고 잘 보살펴주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대답하였다. 할아버지는 비로소 표정이 밝아지셨고 앞으로 나무를 보살필 때 유의할 점들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각장애인으로서 어떻게 나무 상태를 잘 알고 계신지 여쭈어보았다. 할아버지는 싱거운 질문을 한다는 듯 작가 쪽으로 얼굴을 돌리면서 "그걸 왜 몰라 관심을 가지면 다 알게 되는 거지"라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너무 당연하고 옳은 말이기 때문이다. 나무의 상태를 볼 수 있는 눈이 있어도 관심이 없으면 나무가 다 죽어가도 모른다. 심지어 나무가 거기에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무심한 사람들도 많다. 할아버지 말씀대로 눈이 안 보인다고 보지 못하는 게 아니다. 눈이 보인다고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진정으로 보는 것은 마음의 문제이고 관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떤 존재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것은 그것이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과 같다. 관심이 있으면 다 알 수 있다는 지혜로운 할아버지 말씀을 마음속에 세기며 혹시 작가가 살기 바쁘다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소중한 존재는 없는지 돌아보게 되었단다.  

 

  오래된 숲일수록 적당한 틈이 있는 까닭을 깨우친 이야기도 한다. 사람들은 매 순간 완벽해지기 위해 애쓴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승자가 되려면 최고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실수 없이 해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은 사람을 짓누르기 마련이다. 결국 일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그 자리에는 초조함과 불안만이 가득하게 된다. '완벽의 추구'라는 책을 편찬한 하버드대학교  탈 벤 샤하르교수는 한때는 지독한 완벽주의자였으나 어느 순간 그로 인해 극도의 불안 스트레스와 싸우며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불안감과 불행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중요한 비밀은 완벽주의자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는, 누가 뭐래도 흠결 없는 나무의사가 되고 싶었고, 죽어가는 나무를 더 살리려고 애썼고, 살리지 못하면 속이 상했던, 젊은 시절의 한 부분을 회상하였다. 의사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작가는 유독 살리지 못한 나무들만 내내 마음에 남았고 눈앞에서 죽어가는 나무들을 지켜보는 것이 괴로웠다. 전부 능력이 부족한 자신 탓인 것만 같았고 그럴수록 나무 의사 노릇을 하는 것 자체에 회의가 들었던 시절이었다. 서울 근교의 한 사찰에서 절 마당에 있는 반송 한 그루가 곧 죽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가보았다. 한눈에 봉아도 그 반송은 연륜이 느껴질 만큼 오래된 나무였다. 줄기가 부러진 채 너무 오래 방치된 탓에 그냥 두면 바로 죽을 것이 분명했다. 원래 반송은 줄기에 비해 가지를 많이 뻗는 생태적인 특성상 다른 소나무에 비해 수명이 짧다. 끝도 없이 뻗어나간 가지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가지들이 갈라져 결국 쓰러지고 만다.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나무 상태를 살피는 중에 노스님 한 분이 다가와 조용히 말한다. "우리 젊은 스님이 연락을 드린 모양인데 그냥 두시지요 살 운명이면 그냥 둬도 살 것이고 죽을 운명이면 아무리 애를 써도 죽지 않겠소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려는 나무를 억지로 살려내는 것도 순리는 아니지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작가는 머리를 망치로 맞는 느낌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한 그루의 나무라도 더 살려보겠다는 마음이 사실은 나무 의사로서 완벽해지고 싶은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나무 입장에서 판단하고 자연의 순리에 맞게 나무 의사 노릇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내 과욕이 주어진 삶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를 얼마나 거스른 걸까 싶어서 부끄러운 마음에 한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그 뒤 저자는 무든 나무들을 완벽하게 낫게 해 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나무가 살아있는 동안 조금 더 편안하게 삶을 누리도록 돕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괴롭게 수명을 연장시키느니 아름다운 상태에서 죽음을 맞게 하는 것도 나무의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나무 의사 생활을 지치지 않고 즐겁게 해올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빡빡하던 나무 의사 노릇에서 숨 쉴틈이 생겼다.

 

  너무 빽빽하고 울창한 숲은 생존만을 위해 경쟁하다가 죽어간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나무들은 가지를 마음껏 뻗기는커녕 숨 쉴 여유조차 없는 공간에서 생존만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고 햇볕이 바닥까지 닿지 않으니 온기가 부족해 어린 생명이 싹을 틔울 재간이 없어서 숲이 죽어가는 것이다. 어린 나무와 풀꽃 그들과 함께하는 작은 곤충들이 살아갈 공간이 생기지 않아서 겉으론 완벽해 보일지 몰라도 결국 희망이 없는 불임의 땅과 다르지 않다. 새 생명을 품을 수 있는 희망의 땅으로 거듭나려면 틈이 필요하다. 나무가 수명을 다하거나 예기치 않은 재해로 쓰러지면 그 자리에 빈 공간이 생긴다. 그러면 거기에 따뜻한 햇볕이 들고 그곳에는 지난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뒤섞이면서 새 생명을 품을 수 있는 양분이 축적된다. 그래서 숲의 틈은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공간이자 결핍이 희망으로 탈바꿈하는 공간이기도 하다는 철학적 사유도 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인간의 삶에도 틈이 있어야만 한숨을 돌리고 다음 걸음을 내디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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