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뇌과학자 정재승 소개
이 책 저자 정재승은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이자 뇌과학자이다. KAIST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복잡계 모델링 방법을 적용한 알츠하이머치매 대뇌 모델링 및 증상 예측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일대학교 의대 소아정신과 연구원,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컬럼비아대학교 의대 소아정신과 조교수,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등을 거쳐 현재 KAIST 뇌인지과학과 학과장 및 융합인재학부 학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연구 분야는 의사결정 신경과학이며 이를 바탕으로 정신질환 대뇌 모델링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 즉 뇌를 닮은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2009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었으며 2011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을 수상했다. 매년 10월 마지막 토요일에 작은 도시 도서관에서 과학자의 강연 기부 행사 '10월의 하늘'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세상이 만들어내는 현상은 대부분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흥미롭고 때로는 경이로운 특징을 만들어낸다. 이런 세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면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생각들이 끊임없이 교차하고 서로 소통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똑같이 잠재력 있는 뇌를 가졌는데 누군가로부터 이과 타입 혹은 문과 타입으로 분류되면서 한쪽 뇌만 사용하게 되는 거다. 중요한 것은 '나는 무슨 타입이다'라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서로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등이 있고 공동 저서로는 '쿨하게 사과하라(김호 공저)', '눈먼 시계공(김탁환 공저)' 등이 있다.
'열두 발자국' 책 내용
이 책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기존에 대중 강연을 많이 다녔는데 그중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열두 가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중 몇 가지 인사이트를 정리해서 말해보겠다.
우선 오래된 연장통이라는 개념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복잡다단한 사회를 살고 있지만 우리의 뇌는 이미 3만 년 전에 단조로운 사바나 초원에서 살던 시절에 만들어진 상태로 살고 있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AI 등 최첨단 시대에 살고 있지만 뇌는 오래된 연장통에 지나지 않는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과 뇌의 구조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모순적인 상황들이 벌어져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 사바나 시절에는 먹을 게 많지 않으니까 기회가 될 때 많이 먹어두어야 했지만, 지금은 먹거리가 넘치는 데도 우리의 뇌는 사바나 시절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진화가 안 되었다는 의미이다) 먹는 것에 집착(또는 고민)하여 비만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사바나 시절 무리 지어 살 때, 그 인원이 150명 정도로 예측하는데, 그 정도의 사람들과 관계만 유연하게 하여도 생존에 문제가 없었다. 지금은 수 천 혹은 수 만 명과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뇌가 과부하(스트레스)가 걸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150명 정도와 단순한 정보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뇌(진화가 안 되어서)가 양이 많고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여야 하므로 평온함을 가질 수가 없다. 즉 우리가 원래 이 정도밖에 안 된다고 인정하면 과도한 고통을 벗어날 수 있는데, 자신의 수준을 너무 높게 설정하여서 '내가 왜 이러지? 내가 부족한가?' 하는 식으로 실망하고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고 정재승 교수는 말한다.
자신을 사바나 시절의 수준으로 인정하면 평온함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표현한다.
정해진 목표달성을 잘하려고 계획부터 세우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고도 말한다. 예를 들어 유치원생과 MBA 로스쿨 학생들 각각 4명에게 스파게티면, 테이프, 실, 마시멜로 등을 주고서 8분 안에 탑을 높게 쌓으라고 과제를 주었다. 과연 어느 팀이 이겼을까? 유치원생이 이겼다.
그 이유는 MBA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높게 쌓을까 하고 방법론을 생각하고 계획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모하고 막상 실행을 하니 실행오차가 발생하는 등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유치원생들은 무조건 실행부터 하였고 또다시 하면서 점점 높게 쌓았던 것이다.
우리가 혁신을 꿈꾸는데 물론 계획은 세워야 한다. 하지만 계획을 완벽히 세우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계획보다는 실행을 하며 끊임없이 수정하는 그 과정을 통해서 목표는 달성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처음 계획은 하나의 시작으로서의 계획일 뿐이고 실행을 통해서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고 수정하는 방법을 익혀야 되는 것입니다. 그 실행(행동)을 통한 수정의 과정을 통해서 훨씬 나은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겁니다.
참고할 만한 다른 실험은 높게 쌓은 팀에게만 상당히 많은 상금을 준다는 것인데 의외로 모든 팀이 실패를 했답니다. 무조건 높게만 쌓으려고 무리하다 보니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겁니다. 조그만 성공을 하고 다음 단계로 갔으면 그 팀은 일등을 하였을 텐데 모두들 높게만 쌓으려고 했다는 내용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지금 변화가 많은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상태를 변화시키려면 어느 정도 중복을 선택하는 것이 생존을 위해 현명하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회사가 싫어서 무작정 그만 두면 수입이 없어서 경제적 불안이 엄습하고 이런 불안한 상태에서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의 조건이 나에게 맞지 않다고 느껴지면 자신을 업그레이드(독서, 기술습득 등) 하여 다른 조건을 만들 때까지 중복의 삶을 살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의 상태가 좋다고 하여도 업그레이드는 중요한 것이 언제든지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자신의 업그레이드는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자신만의 지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여러 가지 능력(기술, 기능, 전문화, 자신의 특화 등)을 길러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한 말 중에 점들을 연결하니 선이 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는 젊은 날 서체 수업을 들었는데 그것이 미래에 도움이 되었던 겁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하다 보니 자신만의 지도(노하우)가 된 겁니다. 너무 조급하게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여러 가지 기능(경험)들을 습득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 특히 젊은 학생들에게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정장애에 대해서도 극복하는 방법을 간단히 말하고 있습니다. 우선 선택지를 줄여라입니다. 선택지가 많으면 복잡해지기만 한다는 겁니다.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서도 20~30개의 제품군을 나열했을 때 보다도 5~6개만 나열하였을 때가 더 많은 매출이 나온 시험결과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뇌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으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다음은 일정한 루틴(흐름)을 만들어라입니다. 인간에게 자유라는 건 오히려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말입니다. 일정한 규율과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검정터틀넥 셔츠에 청바지만 입었고 저크버거도 똑같은 티를 매일 입었습니다. 더 중요한 일에 우리 뇌의 한정된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세 번째는 제공자(의뢰자, 질문자)에게 선택권을 줘라입니다. 예를 들면 점심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식당주인이 차려주는 백반을 먹는 겁니다. 내가 무엇을 먹을까 고민(에너지 소모)할 필요가 없습니다.
창의성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풋과 아웃풋으로 정리합니다. 창의성이라는 것은 무에서 유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유를 어떻게 편집(융합)해 내느냐 하는 것이 창의성입니다. 따라서 많은 것을 인풋 하기 위하여 다양한 독서와 사유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아이폰도 없는 기술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있던 기술을 융합(편집)해서 나온 겁니다. 많은 독서와 여행,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멍 때림, 사유, 산책 등등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창의성은 무의식의 세계에서 불현듯 나오는 것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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